📑 목차
F1 머신은 극한의 상황에서 성능을 끝까지 뽑아내는 자동차이다. 모든 부품과 모든 시스템들이 그런 극한 상황에서 성능과 내구성을 테스트 받는다. 엔진과 미션 공기역학을 담은 머신의 디자인도 많은 기능을 하고 한계를 시험 받지만 서스펜션 역시 어마어마한 극한에서 성능을 뽑아내고 그 내구성을 시험 받는 장치중 하나이다. 오늘 포스팅은 F1 머신의 서스펜션에 그에 더해 차체 구조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오늘 포스팅 역시 오류가 있을수 있으니 그저 재미로 읽어주시면 흥미롭게 재밌게 읽어 볼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F1 머신을 떠올리면 대부분 엔진 출력이나 공력 패키지를 먼저 생각하지만, 실제로 랩타임과 드라이버의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는 차체 구조(모노코크)와 서스펜션 시스템이다. 이 두 가지는 서로 완전히 분리된 파트가 아니라, 하나의 커다란 공학 시스템처럼 설계되어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최신 F1 기술 규정과 실제 팀들이 사용하는 설계 철학을 바탕으로, 서스펜션과 차체 구조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왜 그렇게 설계되는지 공학적으로 정리해 보았다.
1. F1 차체 구조의 뼈대: 카본 모노코크와 서바이벌 셀
1-1. 모노코크란 무엇인가?
현대 F1 머신의 기본 구조는 카본 파이버 모노코크(monocoque)이다. ‘단일 껍데기’라는 뜻처럼, 차체 내부에 별도의 프레임(골조)을 세우는 대신 외피 자체가 하중을 지지하는 구조이다. 항공기에서 발전한 이 설계는 최소한의 질량으로 최대의 강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고속 코너링과 충돌 안전성에 모두 유리하다.
모노코크는 단순한 껍데기가 아니라 다음과 같은 하중을 동시에 받아내야 한다.
- 드라이버, 연료, 전자 장비의 정하중
- 코너링·제동·가속에서 발생하는 관성 하중
- 서스펜션 암이 전달하는 휠 하중
- 충돌 시의 극단적인 순간 하중
이 때문에 모노코크는 단일 카본 층이 아니라, 카본 파이버 + 허니컴 샌드위치 구조로 제작됩니다. 알루미늄 또는 노멕스 허니컴 코어를 중심에 두고 양쪽에서 카본 레이어를 적층하는 방식이라, 강성과 비틀림 강도가 매우 높으면서도 무게는 극단적으로 가볍다.
1-2. 서바이벌 셀과 안전 구조물
FIA 기술 규정에서는 모노코크를 “Survival Cell(서바이벌 셀)”이라고 부르며, 이 부분이 드라이버의 생존 공간이 됩니다. 서바이벌 셀에는 다음 요소들이 포함된다.
- 드라이버가 앉는 콕핏과 페달 박스
- 연료 탱크
- 서스펜션 마운트(앞쪽)
- 스티어링, 전자 장비, 배선 등
이 셀 주변에는 여러 개의 충돌 구조물이 부착된다.
- 전면 충돌 구조(Front Impact Structure, FIS)
서바이벌 셀 앞쪽에 장착되는 크럼플 존 역할의 구조물로, 전면 추돌 시 에너지를 흡수하도록 알루미늄/카본 구조로 설계된다. FIA 규정은 일정 속도(약 15 m/s)로 벽에 충돌했을 때 서바이벌 셀에 전달되는 감속과 변형이 규정치 이내일 것을 요구한다. - 측면 충돌 구조(Side Impact Structures)
사이드포드 내부에 위치하며 옆에서 들어오는 에너지를 흡수한다. 2020년대 이후 규정은 이 부분의 침입 방지 성능을 더 강화하고 있다. - 후면 충돌 구조(Rear Impact Structure)
기어박스 뒤쪽에 위치해 후방 충돌에서 파워 유닛과 서바이벌 셀을 보호한다.
여기에 더해, 롤 구조(roll structure)와 헤일로(Halo)가 드라이버 머리 위를 보호하는 또 다른 구조물로 작동한다. 롤 구조는 에어박스 주변에 통합된 롤 후프(후방 롤 구조)와 헤일로(전방 롤 구조)로 구성되며, 압축 및 충돌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요약하면, F1 모노코크는 서스펜션의 지지 구조 + 드라이버 생존 캡슐 + 충돌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동시에 수행하는 고도 복합 구조물이다.
2. F1 서스펜션의 기본 구성: 휠과 모노코크를 잇는 공학적 링크
2-1.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 구조
F1 머신의 앞뒤 서스펜션은 기본적으로 더블 위시본(double wishbone) 방식입니다. 각 바퀴에는 다음과 같은 부품이 존재한다.
- 상·하 위시본 암(upper/lower wishbone arms)
휠을 잡고 있는 업라이트/upright에 연결되고, 반대쪽 끝은 모노코크(앞) 또는 기어박스 케이싱(뒤)에 고정된다. - 푸시로드(pushrod) 또는 풀로드(pullrod)
휠의 움직임을 스프링·댐퍼가 숨겨진 인보드(inboard) 영역으로 전달하는 로드. - 벨크랭크(bell crank, 록커)
로드에서 전달된 힘을 회전 운동으로 바꾸어 스프링·댐퍼에 전달하는 레버. - 토 암(toe link), 스티어링 타이로드
토(앞뒤 방향 각도)와 조향을 제어하는 링크.
휠과 타이어 자체는 ‘언스프렁 질량(unsprung mass)’에 속하고, 모노코크 및 파워 유닛은 ‘스프렁 질량(sprung mass)’이다. 서스펜션의 역할은 이 둘 사이에서 도로의 충격을 흡수하고, 동시에 타이어가 노면과 최대한 균일하게 접촉하도록 타이어 접지력(contact patch)을 관리하는 것이다.
2-2. 푸시로드 vs 풀로드
F1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가 푸시로드(pushrod)와 풀로드(pullrod)이다. 두 구조의 차이는 간단히 말해 바퀴가 위로 움직일 때 로드를 ‘밀어’ 올리느냐(푸시), ‘당기느냐’(풀) 하는 기하학적 차이이다.
- 푸시로드 서스펜션:
휠이 위로 움직이면 로드가 위쪽으로 밀려 올라가고, 이 힘이 벨크랭크를 통해 스프링·댐퍼에 전달된다. - 풀로드 서스펜션:
휠이 위로 움직일 때 로드가 아래쪽으로 당겨지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스프링·댐퍼는 상대적으로 아래쪽에 놓이며, 로드를 통해 인장 하중으로 힘을 전달받는다.
2020년대 그라운드 이펙트 규정 이후, 팀들은 공력과 패키징의 관점에서 앞·뒤축에 다른 조합을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24년 페라리 SF-24는 프런트 푸시로드, 리어 풀로드 조합을 채택해 프런트 공기 흐름 최적화와 리어 서스펜션의 안티-스쿼트 세팅을 동시에 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서스펜션 기하학의 핵심: 캠버, 토, 안티-다이브, 안티-스쿼트
단순히 스프링 강성과 댐핑 값만 좋은다고 F1 서스펜션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랩타임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서스펜션 기하학(suspension geometry)이다.
3-1. 캠버와 토
- 캠버(camber)
휠을 앞에서 봤을 때, 위쪽이 안으로 기울면 네거티브 캠버이다. F1 머신은 고속 코너링에서 타이어 바깥쪽이 더 많이 눌리기 때문에, 직선에서조차 상당한 네거티브 캠버를 사용한다. 코너링 시 타이어가 수직에 가까운 자세로 변하면서 접지 면적을 최대화하기 위함이다. - 토(toe)
휠을 위에서 봤을 때 안쪽을 향하면 토-인(toe-in), 바깥을 향하면 토-아웃(toe-out)이다. 프런트에 약간의 토-아웃은 턴인 반응을 빠르게 하지만, 직선 구간의 마찰 손실과 타이어 마모는 증가한다. 이 미세한 각도 설정이 랩타임과 타이어 관리 전략의 핵심이다.
3-2. 안티-다이브(Anti-dive)와 안티-스쿼트(Anti-squat)
최근 몇 시즌 동안 가장 많이 화제가 된 개념이 바로 안티-다이브와 안티-스쿼트이다. 이는 서스펜션 암의 각도와 피벗 위치를 통해, 제동·가속 시 차체가 앞으로 ‘숙이거나(dive)’ 뒤로 ‘주저앉는(squat)’ 움직임을 얼마나 억제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기법이다.
- 안티-다이브:
제동 시 프런트 서스펜션이 얼마나 눌리는지를 기하학적으로 제어한다. 위시본 피벗 포인트를 차량의 무게 중심 높이와 특정 관계로 맞추면, 제동으로 생기는 관성 모멘트를 일부가 서스펜션 암을 통해 모노코크로 직접 전달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 레드불 RB 시리즈는 매우 높은 수준의 안티-다이브 세팅으로 유명했다. - 안티-스쿼트:
가속 시 리어가 주저앉는 정도를 제어한다. 리어 위시본의 피벗 위치와 기울기를 조정해, 구동력에 의한 하중 이동을 서스펜션이 아닌 차체 구조가 더 많이 받게 한다. 2020년대 들어 팀들은 리어 안티-스쿼트 세팅을 치열하게 조정하며 트랙션과 공력 균형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기하학 세팅은 단순히 기계적인 움직임뿐 아니라 공력 밸런스와도 직결된다. 차고가 수 mm만 변해도 바닥 플로어와 디퓨저의 다운포스가 크게 변하는 그라운드 이펙트 시대에는, 서스펜션이 사실상 ‘공력 장치의 일부’로 설계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4. 차체 구조와 서스펜션 마운트: 보이지 않는 연결부의 중요성
4-1. 서스펜션 하중을 견디는 모노코크
서스펜션 암이 아무리 정교해도, 그 암을 고정하는 모노코크 구조가 충분히 강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최신 F1 모노코크는 서스펜션 마운트 주변에 카본 레이어를 집중적으로 보강해, 수 톤에 해당하는 순간 하중과 반복 피로 하중을 견디도록 설계된다.
모노코크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 코너링·제동·가속 하중으로 인한 변형이 매우 작아야 서스펜션 세팅이 그대로 유지됨
- 충돌 시에는 일정 부분 크럼플(변형)되면서 에너지 흡수
- 동시에 서바이벌 셀 내부는 변형을 최소화해 드라이버 생존 공간 유지
이 상반된 요구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엔지니어들은 FEA(유한 요소 해석)를 통해 차체 각 부분의 레이어 수, 섬유 방향, 허니컴 코어 두께 등을 최적화한다.
4-2. 서바이벌 셀과 안전 규정
FIA 기술 규정은 서바이벌 셀에 대해 다양한 정하중 및 충돌 시험을 요구한다. 예를 들어, 측면과 하부, 롤구조부 등 특정 위치에 일정한 힘을 가해도 균열이나 관통이 없어야 하고, 롤 구조는 차량 중량의 수 배에 달하는 하중을 견뎌야 한다.
또한, 2026 규정에서는 전면 충돌 구조를 두 단계(two-stage) 구조로 설계하도록 요구해, 첫 번째 충돌에서 노즈가 쉽게 떨어져 나가 서바이벌 셀이 노출되는 문제를 줄이려 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들은 서스펜션 마운트 위치와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충돌 시 서스펜션 부품이 서바이벌 셀을 관통하거나, 드라이버 쪽으로 침입하지 않도록 구조와 재질이 설계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5. 구조·서스펜션·공력의 상호작용
5-1. 그라운드 이펙트와 서스펜션 세팅
2022년부터 도입된 그라운드 이펙트 규정은 차 바닥 플로어에서 발생하는 다운포스 비중을 크게 늘렸다. 이로 인해 서스펜션은 다음과 같은 새로운 요구에 직면했다.
- 고속에서 차고를 일정하게 유지해 플로어가 최적의 작동 범위에 있도록 할 것
- ‘포포이징(porpoising)’이라 불린 수직 진동 현상을 억제할 것
- 코너·커브·연석 위에서도 타이어 접지력을 유지할 것
이를 위해 팀들은 스프링을 매우 단단하게 세팅하는 대신, 토션 바(torsion bar) + 고급 댐핑 요소를 조합하고, 서스펜션 기하학으로 차고 변화를 제어한다. 예를 들어, 안티-다이브와 안티-스쿼트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이러한 공력 요구와도 연결된다.
5-2. 에어로 패키지와 서스펜션 패키징
서스펜션은 공력 설계와 패키징 면에서도 매우 민감한 부품이다.
- 프런트 서스펜션 암의 높이와 각도는 프런트 윙에서 나온 공기 흐름을 사이드포드와 플로어로 어떻게 보낼지를 결정
- 리어 서스펜션은 디퓨저 출구와 리어 윙으로 향하는 공기에 큰 영향을 미침
- 푸시로드/풀로드 선택은 인보드 부품의 위치와 크기를 바꾸어 주변 공기 흐름에 직접적인 변화를 줌
예를 들어, 리어 풀로드는 상부 공간을 벌려 디퓨저와 리어 윙 주변의 공기 흐름을 더 깔끔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반면, 구조적으로는 인장 하중과 피로 수명 관리가 더 까다로울 수 있다. 반대로 푸시로드는 설계와 제작이 상대적으로 단순하지만 공력 패키징에서 약간의 제약을 만들 수 있다.
6. 충돌 시험과 실제 사고에서 드러난 구조의 역할
F1 머신이 트랙에서 보여주는 극단적인 퍼포먼스 뒤에는, 보이지 않는 충돌 시험(crash tests)이 존재한다. 실제로 한 시즌을 시작하기 위해 팀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시험만 해도 15~20개에 이르며,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항목이 포함된다.
- 전면 충돌 시험
- 측면 충돌 시험(좌·우)
- 후면 충돌 시험
- 롤 구조 강도 시험
- 서바이벌 셀 압축·굽힘 시험
시험에서는 실제 운전 상황을 모사하기 위해, 연료탱크에 물을 채우고, 드라이버 더미를 75kg 이상으로 장착한 상태에서 충돌을 수행하게 된다. 충돌 이후 서바이벌 셀에 일정 이상 변형, 균열, 관통이 없어야 하며, 더미에 가해지는 감속도 인체 허용 범위 이내여야 한다.
최근 사고 사례들을 보면, 차체는 완전히 두 동강이 나거나 타이어와 서스펜션이 사라진 수준의 큰 사고에서도 서바이벌 셀과 헤일로가 거의 손상 없이 남아, 드라이버가 자력으로 차에서 내려오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는 모노코크 구조와 서스펜션·충돌 구조의 분리 설계, 그리고 FIA의 엄격한 시험 규정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7. 결론: 보이지 않는 구조가 F1을 지배한다
정리해 보면, F1 머신의 서스펜션과 차체 구조는 다음과 같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 카본 모노코크(서바이벌 셀)는
- 드라이버 보호
- 서스펜션 및 파워 유닛 하중 지지
- 충돌 에너지 흡수와 생존 공간 유지
라는 세 가지 임무를 동시에 수행한다.
- 더블 위시본과 푸시로드/풀로드 서스펜션은
- 타이어 접지력 극대화
- 차고 관리와 공력 최적화
- 제동·가속 시 차체 자세(안티-다이브, 안티-스쿼트) 제어
라는 기능을 수행하며, 사실상 공력 패키지의 일부로 작동한다.
- FIA 기술 규정에 따른 충돌 구조와 시험은
- 전면·측면·후면 충돌
- 롤오버 및 구조 강도
를 엄격히 검증해, 드라이버가 극단적인 사고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안전 마진을 제공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날렵한 차체와 화려한 스폰서 로고만 보이지만, 그 속에는 재료공학, 구조역학, 유체역학, 차량동역학이 모두 결합된 정교한 공학 시스템이 숨겨져 있다. 결국 F1에서 랩타임과 안전을 동시에 책임지는 것은, 바로 이 보이지 않는 구조와 서스펜션 설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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