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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 1(F1)은 기술과 인간의 한계를 동시에 시험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레이싱 무대다.
이 스포츠의 매력은 단순히 속도가 아니라, 공기역학·기계공학·데이터 전략이 융합된 복잡한 시스템에 있다.
그 중심에 자리한 기술이 바로 DRS(Drag Reduction System, 공기저항 감소 시스템)이다.
2011년 FIA가 정식 도입한 이후 DRS는 오버테이크 패턴을 근본적으로 바꿨다.
직선 구간에서 순간적으로 공기저항을 줄여 속도를 높이는 이 장치는, 경기 흐름뿐 아니라 레이싱 전략의 구조 자체를 재정의했다.
2025년 현재 DRS는 단순한 ‘열고 닫는 장치’가 아니라, AI 텔레메트리와 하이브리드 파워유닛이 통합된 정밀 제어 시스템으로 진화했다.
이 글에서는 DRS의 공학적 구조, 작동 메커니즘, 규정 체계, 그리고 실전에서의 전략적 활용 기법을 세밀히 분석한다.

1. DRS의 탄생 배경과 기술적 의의
F1 머신은 코너에서 다운포스를 만들어 접지력을 확보한다. 그러나 다운포스는 동시에 공기저항(Drag)을 발생시켜 직선 구간 최고 속도를 떨어뜨린다.
2000년대 후반 오버테이크가 감소하자 FIA는 ‘추월 보조 기술’로 DRS를 제안했다.
핵심 아이디어는 단순하다. — 필요한 순간에 리어윙(Rear Wing)의 플랩을 열어 공기 흐름을 직선화한다.
그러면 압력 차가 줄어 차량이 약 10~25 km/h 더 빠른 속도로 직선 구간을 통과할 수 있다.
DRS는 단순한 속도 증가 장치가 아니다. 그 진정한 가치는 공기역학적 균형을 상황에 따라 조정하는 능동형 시스템에 있다.
F1 머신이 곡선을 빠져나와 직선에 진입할 때, DRS 플랩이 열리면 리어윙의 압력 분포가 즉시 바뀌고, 항력 계수 Cd가 평균 0.8에서 0.6으로 감소한다.
이는 약 300 미터 직선 주행에서 0.3~0.4초의 시간 단축으로 환산된다.
2. DRS의 기계적 구조와 작동 메커니즘
(1) 구조 개요
- 메인 윙(Main Plane): 기본 다운포스를 생성
- 플랩(Flap Element): DRS 작동 시 각도 변화 발생
- 액추에이터(Actuator): 전기·유압 혼합 모터로 플랩 개폐
- ECU 제어 라인: 차량 센서와 FIA 신호를 수집하여 작동 허용 여부 판단
플랩 개방 각도는 보통 18~20도이며, 이 각도 변화로 압력 차가 극적으로 감소한다.
2025년형 머신은 카본파이버 복합재 힌지와 소형 액추에이터 모듈을 사용해 총 무게 1.8 kg 이하의 초경량 시스템을 구현했다.
(2) 작동 과정 단계별 분석
- 감지(Detection): FIA가 설정한 DRS 존에 진입하면 레이저 센서가 앞차와 의 거리(Δt)를 측정한다.
- 판단(Validation): Δt ≤ 1.000초이면 ECU가 ‘사용 가능’ 신호를 표시한다.
- 명령(Activation): 드라이버가 스티어링 휠 버튼을 눌러 DRS를 개방한다.
- 반응(Execution): 액추에이터가 0.15초 이내에 플랩을 올려 항력을 감소시킨다.
- 복귀(Deactivation): 브레이킹 또는 코너 진입 시 ECU가 자동으로 플랩을 닫는다.
이 과정은 모두 ECU와 FIA 트랜스폰더 간 실시간 암호 통신을 통해 관리된다. 모든 기록은 ‘Telemetry Log’에 저장되어 심사 패널이 검증할 수 있다.
3. DRS 존 설정과 2025년 규정 개정 포인트
2025년 시즌부터 FIA는 서킷별 DRS 존을 재조정했다.
대표적 변화는 디텍션 포인트를 코너 출구 바로 뒤에 배치하여 ‘DRS 트레인’ 현상을 줄인 것이다.
| 몬자 | 2 | 메인 스트레이트 존 길이 20m 축소 | +24 km/h |
| 바쿠 | 2 | 디텍션 구간 센서 정밀도 강화 | +21 km/h |
| 오스틴 | 3 | 3번째 존 신설 → 오버테이크 40% 증가 | +18 km/h |
| 모나코 | 1 | 존 유지, 효과 미미 | +7 km/h |
또한 2025 규정에서는 DRS를 사용할 수 있는 랩 조건을 3 랩 후 → 2 랩 후로 단축했다.
즉, 레이스 초반 오버테이크 기회가 늘어났다.
4. DRS와 공기역학의 상호작용
(1) 항력과 다운포스의 균형
DRS 개방 시 항력은 감소하지만 다운포스도 같이 줄어든다.
공기역학 엔지니어들은 이 손실을 보완하기 위해 플로어 디퓨저 설계를 조정한다.
최근 머신은 리어윙이 열릴 때 언더플로어에서 추가 다운포스를 생성하도록 공기 흐름을 재설계했다.
덕분에 DRS 가 열려도 리어 그립이 불안정해지는 현상이 현저히 감소했다.
(2) 공기 난류 감소 효과
F1 머신 후방에는 보통 강한 보텍스(vortex)가 형성되어 추격차의 전면 그립을 저하시킨다.
DRS 가 열리면 리어윙 후류의 와류가 줄어들고, 뒤따르는 차가 보다 깨끗한 공기 흐름을 얻는다.
이 효과 역시 추월 성공률을 약 10% 향상한다.
5. DRS 전략 활용 기법
(1) 어택 모드 전략
팀은 드라이버에게 DRS 존 진입 직전 엔진 모드를 ‘고출력(Mode 7)’으로 전환하도록 지시한다.
이때 ERS 출력을 동시에 개방하면 총출력이 약 980마력까지 증가하며, 추월 확률이 급격히 높아진다.
2025 데이터에 따르면 DRS + ERS 병합 사용 시 평균 가속 거리 단축은 11.2m에 달한다.
(2) 방어형 전략
선두 드라이버는 DRS를 가질 수 없으므로, 뒤차가 디텍션 존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코너 출구에서 가속을 일부 늦추는 ‘간격 조절 전략’을 쓴다.
이 기법은 특히 몬트리올 서킷처럼 코너 간격이 짧은 곳에서 효과적이다.
(3) DRS 트레인 활용
중위권 팀들은 여러 차가 1초 이내 간격으로 달리는 상태를 이용해 타이어 마모를 억제한다.
이른바 ‘DRS 기차’ 전략이다. 후방 차량이 DRS 를 활성화한 채 속도를 유지하면, 엔진 출력을 줄여 연료 소모를 평균 3~4% 절약할 수 있다.
6. DRS와 하이브리드 파워 시스템의 연동
2025 시즌의 머신에는 MGU-K와 MGU-H 가 통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
팀은 DRS 작동 타이밍에 맞춰 MGU-K 출력을 동기화한다.
예를 들어, 리어윙이 열릴 순간 엔진 부하가 줄어들기 때문에 ERS 가 남는 전력을 추가 출력으로 전환한다.
이 시너지 효과는 직선 구간에서 약 60~80마력의 추가 가속을 제공한다.
또한 DRS 활성 중 엔진 회전수가 낮아지므로 연비가 미세하게 향상된다.
팀들은 이를 ‘하이브리드 스프린트 모드’라 부르며, 타이어 마모와 연료 관리의 균형을 맞추는 전략 도구로 활용한다.
7. DRS 시스템의 리스크 및 보완 기술
DRS는 정밀 한 유압 시스템에 의존하기 때문에, 오작동 시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플랩이 닫히지 않으면 코너 진입 시 리어 다운포스가 부족해져 스핀을 유발한다.
FIA는 이런 위험 방지를 위해 Fail-Safe Lock 메커니즘을 도입했다.
이 기능은 유압 압력이 비정상일 경우 즉시 플랩을 기본 위치로 고정한다.
또한 2025 머신에는 ‘DRS Health Monitor’가 탑재되어, 유압 압력 및 센서 신호를 0.01초 간격으로 진단한다.
만약 지연이 감지되면 드라이버 대시보드에 즉시 경고가 표시되고, FIA 중앙 서버에도 자동 전송된다.
8. DRS 기술의 진화 방향
2026년에는 기존 DRS 가 Active Aero System으로 전면 통합된다.
이 시스템은 AI 기반 제어를 통해 리어윙과 프런트윙 각도를 동시에 조정하며, 실시간 공기 흐름 최적화를 수행한다.
결국 DRS는 버튼식 보조장치에서 완전 자율 제어 시스템으로 발전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DRS는 포뮬러 1 공기역학 역사 속에서 가장 상징적인 기술적 전환점이다.
그 등장은 오버테이크의 패턴을 바꾸었고, 팀이 데이터와 전략을 통합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오늘날 DRS는 단순히 속도를 올리는 버튼이 아니라, 공기역학적 균형 조절, 에너지 관리, 심리전까지 결합된 복합 시스템이다.
2025년 현재 F1 머신은 DRS를 중심으로 진화하며, 이는 향후 AI 기반 Active Aero 시대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그 진화의 과정은 기술이 인간의 결단력과 만나는 지점에서 가장 극적인 드라마를 만든다.
결국 DRS는 속도 그 자체가 아니라, 속도를 통제하는 ‘지능’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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